서비스를 개발 할 수 있는 회사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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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의 회사들을 옮기면서 느낀점이다. 내가 다녔던 회사들의 대부분은 솔루션이나 B2B 사업을 통해서 캐쉬카우를 확보한 회사들이었다. 그런 회사들은 이상하게 공통적으로 어떤 자체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어한다. 회원 가입을 하고 뭔가 기존 솔루션과 연관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받는. B2B 위주의 기업들이 B2C 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회사들의 대부분의 서비스 개발 혹은 운영에 실패한다.

왜 일까?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기존의 성공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이다. 기존 솔루션/B2B 사업이 이미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있다. 고정적인 수익이 발생하거나 계속 증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체 서비스를 개발/운영하다보면 왜 기존 사업에 비해서 수익이 원하는 만큼 빨리 나지가 않는다. 당연한 것인데,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한다. 다른 스타트업에서의 발전하고 있다고 일컬어 지는 수치가 나와도 만족하지 않는다. MAU, DAU 혹은 시장의 평가가 좋다고 해도 실제 수익이 나지 않아서 제대로 운영하지 않고 팽개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수익은 기업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100을 넣었다고 항상 100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또 한가지 케이스는 운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솔루션은 다음 버전의 개발과 유지보수가 중요하다. 그렇지만 서비스는 매 시간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 같아서 가입자를 늘리거나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서 여러가지 실험을 하고 마케팅을 하는 등의 운영이 필요하다. 내가 겪었던 대부분의 서비스가 망한 회사들은 운영이라는 개념이 없다. 개발을 하고 릴리즈를 하고 땡! 기다린다. 고객이 오기를, 그리고 사주기를.

기존의 조직문화의 유지 역시 또 하나의 문제이다. 서비스를 만들어오던 기업들은 조직과 문화가 서비스 개발에 최적화 되어 있다. 그렇지만, 기존의 다른 사업을 하던 기업들은 그렇지 않다. 이런 기업들은 기존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상충이 일어난다. 늘 기획을 기다리고 문서를 기다리고 더 좋은 제안을 하지 않는 문화들이 많았다. 의견이 평등하기 보다는 여전히 Top-Down 방식으로 결정이 되며, 더 나은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었다. 간혹 기존 솔루션을 유지하는 쪽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쪽 사이에 반목(反目)이 일어나기도 했다.

어쩌면 매우 주관적이고 편협한 경험에 기인한 것일수도 있지만, 4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대부분이 위와 같은 문제점들을 하나 둘씩 가지고 있었다. 아쉬운 점은 잘 안되는 원인을 꼭 서비스의 아이템에서 찾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늘 그렇듯, 비슷한 혹은 거의 같은 컨셉으로 잘 되는 서비스는 우리 곁에 있다.

최근에 개발한 서비스는 반대였다. 개발하는 동안 '이게 진짜 잘 될까?' 하는 끊임없는 의심과 물음이 있었다. 크런치모드 마냥 야근하기 일쑤였고, 들쑥날쑥한 정책, 개발을 잘 이해하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오픈을 하고 처음에는 지표들이 미미했지만, 운영을 하는 과정에서 점차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기획과 마케팅이 계속 이루어졌고, 전환율을 올리기 위해서 이벤트를 하거나 릴리즈 이후에도 불편한 점들을 끊임없이 고쳐나갔다. 점점 전환율은 올라갔고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라는 말이 있다. 자체 서비스를 갖고 싶은 기업은 그것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영하고 발전 시켜나갈 수 있는 조직과 문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