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에 대한 소감.

이런 글을 누구나 볼 수 있는 블로그에 쓴다는 것이 앞으로의 나의 커리어에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는 점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또한 결코 누군가를 비판 및 비난 하고자 쓰는 글이 아님을 미리 알린다. 하지만 내가 나이가 들고 다른 위치에 있을때, 그리고 나중에 죽기전에라도 다시 한번 이 글을 보며 그때를 회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조금은 무모한 선택이 아니였나 싶다. 굳이 큰 기업을 가는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약간은 내 생각과 내 의지를 좀더 펼칠수 있고 재미있는 회사 생활을 기대하면서 시작한 것이 대한민국 벤처기업에서 내가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된 이유였다. 실제로 재밌는 일들이 처음에는 많았다. 다른 사람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도 하고, 20명 밖에 되지 않지만, 디자인 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팀 등이 있다는 것은 신기하고도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던 계기 였던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처에서 조금 쓰라렸던,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내가 배우고 깨달았던 것을 말해 보고자 한다. 1. 사람의 말, 과연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 면접은 한 번에 의해 이루어 졌고 나는 2009년 더운 여름에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면접때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과연 종업원수 20명, 전년도 매출 2억인 상황의 회사에서 나의 월급을 보장 받을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나의 월급을 지켜주시겠다는 말씀은 사실상 3개월 만에 무너졌다. 20명의 직원중 15명 정도가 거의 하루만에 퇴사를 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사실상 4개의 팀이 존재했던 회사는 팀이라는 것 조차 무색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 계속 다니면서 앞으로 잘 될거다, 회사의 일정 부분의 지분적은 부분을 나눠서 함께 가자, 등등의 말이 있었지만, 실제 이루어 진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지금 약속했던 것들을 못 지킨것을 비난 하는 것이 아니다. 회사를 운영함에 있어서 늘 ‘말하는대로’ 될 수는 없다. 우리는 신이 아니고, 사람이기 때문에 늘 뜻대로 되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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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CEO가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말하자고 하는 것은 좀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말은 천근의 무게를 지닌다.  공약을 대부분 지키지 않는 당선자들에게 사람들은 등돌리기 마련이다. 회사의 구성원 역시 마찬가지다. 기대했던 무엇인가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실 기대감이 상실감으로 바뀔수 있다. 아쉽게도 내가 속한 국가를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내가 속한 회사를 바꾸는 것은 너무나도 쉽다. 이글을 읽는 누군가가 CEO 를 혹은 창업을 꿈꾼다면 내가 말해줄수 있는 단 한가지는, 구성원에게 절대 장미빛 미래를 보장하는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말을 한다고 같이 꿈꾸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고 같이 꿈꾸게 하고 무엇보다도 먼저 행동으로, 실천으로 보여라.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니까. 2. 벤처의 성공과 생활고 작년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올해 들어서 조금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작년 6월 부터 올해 6월 까지 2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모두 나와 내 후임이 프로젝트를 모두 따왔다. 그에따른 상여금을 받기는 했지만, 사실 프로젝트를 따온 당사자가 월 급여에 대한 체불이 이루어 진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것은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카드값을 걱정하고, 대출을 받아야할지 말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다른 회사의 구성원들도 같이 감내했던 부분이지만, 아니 감내라는 말은 쓰지 않겠다. 벤처의 성공과 생활고를 맞바꿀수는 없다. 벤처의 성공을 미래의 일어날 will 의 일이고 그것은 장미빛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생활고는 현실이다. 대출을 해준다는 SMS가 날라오고, 일주일에 2-3번씩 카드회사에서 전화가 올는 것은 100% fac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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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실리콘 밸리는 꿈꾸는가?
단언하건데 벤처의 성공을 담보로 생활고를 견디라고 하는 CEO 밑에서는 절대 일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상 대부분의 벤처는 직장생활 혹은 투자받은 금액을 가지고 특정 기간동안 수행해서 결과를 얻어내야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러한 일들이라는 것은 세상에 없는 것들이고, 그래서 이름도 ‘벤처’다. 하지만, 그 기간이 지나도, 시장성도 없는데 질질 끄는것은 아니라고 본다. 과감하게 접어야 할때도 있다. 나는 이 나라의 벤처 CEO들이 그것을 좀 알았으면 좋겠다. 삼성, LG, SK 등의 회사에서 유력한 인재를 빼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아니 빼가는 것 이라는 용어 자체도 문제다. 자본주의 사회다. 더 돈 많이 주는 곳이 있으면 가는 것이 당연하다. 나는 나 혼자가 아니라, 내 가족이 있다. 내 가족이 좀더 윤택할 수 있다면, 가는 것이 당연하다. 더 돈이나 복리후생, 하다못해 대기업에서 줄수 있는 관심이라두 주어서 잡아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빼갔다고 말하지는 말자. 3. 외주.. 그리고 개발. 외주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제품개발은 사실상 멈추었다. 외주 개발은 프로그래머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기술적 발전을 위해서 혹은 단기간의 돈을 벌고자 할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할수 있다. 하지만 2년동안 총 3개의 외주를 하면서 느낀것은 외주를 통한 발전이나 비전이 없다면 과감히 그만 두라는 것이다.
와콤의 이 제품과 비슷한 제품을 개발했었다.
당신이 하는 외주가 돈을 줄 수는 있지만 그것은 잠시고, 그 속에서 기술적 발전 이외의 성취감, 만족감을 찾는것은 불가능하다. 기술적 발전 역시 내가 내일을 가지고 탐구하는 것 보다는 훨씬 적은 발전만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소감.. 솔직히 말해서 만약 내가 아는 누군가가 IT 벤처가 간다고 문의 해 온다면(첫 직장을), 좀 말리고 싶다. 사실 나랑 비슷하게 일을 시작한 다른 친구들을 보면 훨씬 더 조건도 좋고, 기술적인 발전도 같은 시간에 더 이룬것 같다. 사회에는 절대적인 조건 2가지가 있다. 하나는 돈, 하나는 시간이다. 위의 두가지는 절대 무시할수 없는 절대가치다. 프로그래머든, 변호사든 결국 돈을 버는 직업이고 돈은 절대적 기준가치이다. 시간역시 마찬가지다. 시간은 누구나 똑같이 흐른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설픈 벤처보다는 탄탄한 대기업, 전문성 있는 중견기업, 캐쉬카우가 확보된 벤처에서 일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벤처를 정말 하고 싶다면, 대학생때 부터 한번 체험을 해 보는 것이 좋을것 같다. 남 밑에서 일하는 것과 내가 주인이 되는것은 다르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과 다르고 쉽게 마크주커버그나 빌게이츠가 되기 힘들다. 하버드를 중퇴했다는 경력은 빌게이츠니까 먹히는거다. 다시 벤처로 돌아갈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첫 직장에서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해보았다. 아직은 모르겠다. 내 사업, 내 아이템을 가지고 한번 비지니스를 해 보고 싶다는 열망은 가지고 있으나, 첫 직장에서 벤처가 얼마나 쉽지 않은지를 보면서, 좀더 단단해 져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좀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 이야기는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다. 그러니까 반대의견이 있을수도 있다. 하지만 듣지 않겠다. 이건 정말 주관적인 의견이니까. 그래두 한가지 말하자면 대한민국에 사는 한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젊은이가 겪었던 첫 직장에 대한 후기라는 점만 알아주길 바란다.